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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편견 속에서 찐편을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

by bluestone52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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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방영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를 넘어서는, 감성 휴먼 드라마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싱글맘 동백이 편견과 차별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지켜나가며, 옹산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진정한 사랑과 공동체의 따뜻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간의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사랑, 그리고 연쇄살인범 ‘까불이’와 얽힌 스릴러적 요소까지 더해져, 마지막 회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동백과 엄마의 오랜 갈등과 화해 과정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드라마의 주요 인물들과 옹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편견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싱글맘 동백

어린 아들 필구와 함께 옹산에 정착한 싱글맘 동백은 술집 '까멜리아'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리지만, 보수적인 시골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엄마라는 이유로 사랑도 조심해야 하는 삶”을 살아가는 동백은, 내면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부드럽고 묵묵히 일상을 이어갑니다. 이런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경찰 황용식은 동백을 조건 없이 지지하며 진심 어린 사랑을 보여줍니다. 용식은 단순한 로맨틱 남주가 아닌, 동백의 삶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진짜 편’입니다. 

 

"나는 너 편이야. 세상이 다 너 등 돌려도, 나는 너 편이야. "

 

황용식이 동백에게 하는 말로,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표현하는 순간입니다.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진정한 편이 되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동백이 사회적인 낙인과 외로움 속에서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그녀를 지지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동백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녀의 로맨스에는 늘 현실의 벽이 존재합니다. 전 연인이자 아이의 아빠인 강종렬의 등장,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그리고 필구에 대한 책임감은 동백이 사랑 앞에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그런 그녀가 점차 용식을 통해 사랑받는 법,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사람은 변하는게 아니라 드러나는 거래요"

 

동백이 황용식에게 하는 말로,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지만 상황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본성이 드러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동백이 처음에는 미혼모라는 편견 때문에 숨겨져 있던 진심과  황용식의 편견 없는 진심이 점차 드러나면서 두 사람 간의 진정한 관계가 만들어져 가는 걸 잘 보여주고 있어요. 변하지 않는 본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두 사람을 더 성장시키고 진정성 있는 관계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2. 평범한 마을에 드리운 그림자

로맨틱하고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드라마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까불이는 과거 옹산 마을에서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한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범으로, 그 존재는 마을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 있었다.

이 사건은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듯했지만, 주인공 동백에게 쪽지를 보내고, 수상한 낌새를 드러내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까불이는 동백의 주변을 서성이고, “까불지 마”라는 문구가 적힌 협박성 메시지를 통해 그녀에게 위협을 가한다. 그 순간부터 동백은 연쇄살인범에게 노출된, 매우 위태로운 존재가 됩니다.

이에 경찰이자 동백의 연인인 황용식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평소 정의감 넘치고 바른 성격의 용식은, 이번 사건을 통해 형사로서의 책임감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수사 과정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며,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하게 되는 심리적 몰입이 커집니다.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어가며 까불이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고, 그 정체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이어진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위협적이지 않았던 인물이 사실은 까불이였다는 설정은 진짜 공포는 외부의 괴물이 아니라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위선과 폭력성이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습니다.

3.  진짜 가족의 의미와 공동체가 전하는 위로

정숙은 동백이 어린 시절, 딸을 홀로 남겨두고 떠난 생모예요. 어린 나이에 세상과 맞서야 했던 동백에게 엄마는 버림의 상징, 그리고 가장 아프고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기에 오랜 세월 동안 동백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동시에 품은 채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라졌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다시 나타납니다.

처음 옹산에 나타난 정숙은 말도 적고, 감정 표현도 서툰 인물이지만 그녀의 눈빛과 행동에는 딸을 향한 오랜 시간의 그리움과 후회가 배어 있었다. 정숙은 떠났던 그날 이후 한순간도 동백을 잊은 적이 없었으며,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딸을 더 나은 환경에 두기 위해 선택한 가슴 아픈 이별이었다고 이유를 구구절절 말하지 않는다. 엄마는 비록 말은 거칠지만, 딸과 외손자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합니다. 동백이 위기에 처하자 그는 단호하게 나서고, 심지어 동백을 노리는 까불이 사건 속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딸을 지키려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부모의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옹산은 처음에는 동백에게 차가운 마을이었습니다. “애는 어쩌고 술집이나 하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려오는 곳이었죠. 그러나 동백이 조금씩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면서, 마을 사람들도 그녀를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특히 마을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극의 감초 역할을 하면서도, 공동체의 정서를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처음엔 뒷말만 하던 그들이 동백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사건 해결에 협력하며 진짜 이웃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감동을 줍니다.

또한, 용식 엄마 역시 처음에는 동백을 탐탁지 않아 하지만, 그녀의 진심을 알아가며 “우리 용식이한테는 네가 딱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변화는 결국 옹산이라는 마을이 하나의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습니다.

4. 결론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을 깨는 사랑, 모성애의 진정성, 공동체의 따뜻함이라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전달하며, 여운을 남기는 ‘감정의 기록’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드라마를 다시 찾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바로 그 감정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동백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위로받고 싶은 순간이 필요하니까요. 다시 동백의 이야기를 꺼내보며 삶의 위로와 용기를 얻는 건 어떨까요?
동백꽃이 다시 필 무렵, 우리도 다시 피어날 수 있으니까요.

 

동백이 용식의 손을 이끌고 손가락으로 앞을 가르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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