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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식 가족 > 이어져 있지는 않지만 선택한 가족이 주는 위로

by bluestone52 2025. 4. 7.

‘가족이란 무엇일까?’
JTBC 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이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피와 법적 관계없이도 가족이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세 명의 아이와 한 어른의 이야기는, 복잡한 감정의 교차점에서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1.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어진 아이들, 그리고 한 어른의 손길

《조립식 가족》은 일본 드라마 ‘이가지명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되며 더욱 깊은 감정선과 현실적인 상황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원작이 네 남녀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관계의 정의’를 묻는 이야기였다면, 한국판에서는 세 명의 청춘이 중심이 되어 법적·혈연관계가 없는 이들이 ‘가족’을 이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윤주원은 싱글 대디 윤정재와 단둘이 사는 아이입니다. 당당하고 마음에 있는 말들은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명랑한 성격이며 속은 누구보다 따뜻합니다. 어느 날 정재는 선을 보게 되고, 그 인연으로 해준이라는 또래 아이가 주원과 한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해준은 늘 엄마가 돌아올 거라는 희망과 함께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양가감정을 가지고 살아가 아픔을 지닌 아이입니다. 그리고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온 산하는 밝은 겉모습 뒤에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가족 해체의 상처를

지닌 인물로, 이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됩니다. 세 아이는 매일 저녁 정재 아빠가 차려주는 따뜻한 집밥과 조용한

배려를 통해 점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10년동안 같이 살고 부모들로 인해 10년을 헤어져 있다 다시 만나 함께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고민을 나누는 과정은 많은 가슴을 울립니다.

2. 선택하고 책임지는 관계, 그 자체가 가족

《조립식 가족》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다름 아닌 매일 차려지는 집밥의 식탁입니다.
이 드라마는 “같이 밥을 먹는 사람 = 함께 사는 사람”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넘어, 마음을 열고 감정을 나누는 순간이 식탁 위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세 주인공은 모두 어딘가 결핍된 삶의 조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하는 어린 시절,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자기 삶을 우선시한 엄마의 이기적인 선택으로 인해 외로움에 익숙해졌지만 주원과 해준의 다정한 행동과 정재의 밥상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해준 역시 버려졌던 기억을 이겨내며 처음으로 누군가의 일상이 되고, 주원은 새롭게 다가온 두 사람으로 인해 가족의 결핍을 채워가며 둘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꺼이 감정의 중심이 되어줍니다.
정재 아빠는 말보다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가족'이란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집밥을 중심으로 한 하루하루의 반복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아무 말 없이 마주 앉은 식탁에서 조금씩 오가는 계란말이의 애정, 밥 한 숟갈에 담긴 걱정과 다정함, 따뜻한 국물 속에 숨겨진 “오늘 하루 어땠어?”라는 물음은 가족이라는 말보다 더 깊은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드라마는 이처럼 음식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정서적 가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밥상을 차려주는 아빠의 존재도 이 온기 속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그저 식사를 준비할 뿐이지만, 그 음식은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진심 어린 응원이자 포옹입니다. 《조립식 가족》은 밥 한 끼가 사람을 살리고, 관계를 살린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들은 밥을 함께 먹으며 웃고 울고, 책임지는 관계로 성장합니다. 서로의 아픔을 알아주고, 힘들 때 곁에 있는 사람. 그게 바로 이 드라마가 말하는 가족이 아닐까요?

3. 결말

〈조립식 가족〉은 오늘날 달라진 가족의 의미를 따뜻하게 포착하며, 함께하는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드라마를 보고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은 그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 보세요. 《조립식 가족》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한 끼’에 담긴 정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혈연이 아니라도, 계약이 아니라도, 같은 식탁에 앉아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따뜻한 국물과 집밥 한 끼로 연결된 이들의 조립식 가족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짜 관계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줍니다.
오늘, 당신은 누구와 한 끼를 함께 나누고 계신가요?

교복을 입은 세 주인공이 손가락 장난을 하며 서 있다 
아래 왼쪽은 어린 시절 세 꼬마가 오른쪽에는 청소년 세 아이가 윤 칼국수 계단에 다정히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