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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션>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진실

by bluestone52 2025. 4. 9.

2024년 상반기 방송 중인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은 단순한 수사극이 아닙니다. 주인공인 마약반 형사 장재경이 강제로 마약에 중독되고, 그 사건의 중심에 과거 친구들과의 연결이 있다는 충격적인 설정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이전, 고등학교 시절 음악 감상 동아리 ‘오디오파일’에서 시작됩니다.

친구였던 그들이 왜 멀어졌는지, 무엇이 그들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렸는지. 드라마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관계가 얼마나 쉽게 흔들리고, 때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정면으로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 《커넥션》의 주요 인물과 과거 사건, 그리고 우정을 둘러싼 깊은 심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1. 오디오파일, 친구였던 그들 사이의 균열

《커넥션》의 핵심 인물인 장재경, 오윤진, 박준서는 고등학교 시절 함께 ‘오디오파일’이라는 음악 감상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가까워졌고, 서로를 진심으로 믿던 사이였지만, 채경태라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이들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흔들리게 됩니다.

채경태는 학교에서 벌어진 의문의 방화 사건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고, 이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장재경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박준서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침묵을 선택합니다. 이 ‘침묵’은 단순히 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친구를 외면하고 진실로부터 도망친 선택이었고, 그 결과 두 사람 사이에는 깊은 금이 가게 됩니다.

이후 장재경은 전학을 가게 되고, 박준서는 오윤진에게도 점점 차가워지며 거리감을 두게 됩니다. 세 사람의 관계는 더 이상 복원될 수 없을 만큼 멀어졌고, 그날의 방화 사건은 20년 후 벌어질 모든 사건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2. 현재의 비극, 다시 얽히는 ‘커넥션’

세월이 흘러 마약반 형사가 된 장재경은 어느 날 의식을 잃고 깨어난 뒤,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마약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 박준서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마주하게 됩니다.

박준서는 사망 직전 거액의 보험금을 장재경과 오윤진 앞으로 남겼으며, 이를 이상하게 여긴 재경은 다시 수사를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동아리 멤버이자 현재 각기 다른 위치에 선 친구들이 다시 재경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생계형 황금만능주의 기자인 윤진은 처음에는 이혼후 헤어진 딸과 같이 살기 위해 사건에 휘말리지만 진정 준서의 죽음의 원인을 찾아가게 된다.

안현지청 검사이자 ‘이너써클’의 브레인인 태진은 겉보기엔 이성적이지만, 내면엔 권력 욕망이 자리하다 보니 준서의 아내와 불륜 관계를 가지면서 마약으로 벌어들인 돈이 든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한다.

금형그룹 후계자인 종수는 겉으로는 자유롭지만, 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하며 불안 속에 살다 보니 마약에 중독되어 있고 고등학교 시절 태경의 죽음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외에도 허주송, 오치현, 정윤호, 정상익 등 각기 다른 동기와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얽히며, 드라마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퍼즐처럼 전개됩니다.

3. 우정의 이름으로 감춰진 배신과 침묵

《커넥션》에서 가장 인상 깊은 테마는 우정의 뒤틀림입니다. 누구보다 친했기에 더 치명적이었던 배신, 그리고 그 배신이 아니라면 감당할 수 없었던 침묵. 특히 박준서의 죽음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과거의 채경태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억눌러온 죄책감, 후회, 그리고 복수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닥터’라는 이름의 인물은 재경을 마약에 중독시킨 배후로 처음에는 준서였지만 준서의 죽음으로 복수를 위해 상익이가 닥터를 가장해 재경을 마약에 중독시켜서 준서의 죽음을 밝히게 유도한다. 이는 재경을 중독시킨 누군가가 친구들 중 관련되어 있다는 섬뜩한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진실을 파헤칠수록 재경은 자신이 믿어온 관계들이 사실은 거짓과 위선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드라마는 갈수록 인간 내면의 민낯을 들추며, “우정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집니다.

4. 결론: 진짜 ‘커넥션’은 무엇이었을까?

《커넥션》은 마약 수사극이라는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속은 친구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감정의 어두운 심연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고등학생 시절의 사건, 침묵, 후회, 그리고 20년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과거는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불씨가 됩니다.

 

배우 지성의 마약 중독과 금단 현상을 겪는 형사의 고통을 신체 전체로 연기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진짜 같은 몰익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지성과 함께하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각자의 색과 내면을 진하게 보여주며, 서스펜스 장르의 정수를 완성합니다.

《커넥션》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연결(Connection)’이 얼마나 쉽게 끊기고, 또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진정한 우정은 무엇인지, 과거의 선택이 오늘을 어떻게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단순한 추리극이 아닌 심리적 드라마의 완성판이라 불릴 만합니다. 정주행을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이 시작할 타이밍입니다.

 

케넥션이라는 타이틀 밑에 네명의 주인공이 흑백사진으로 각자의 시선이 응시하는 곳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