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플랑크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 친부를 찾아 나선 해조가 오랜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온 전 여자친구 재미를 억지로 여정에 동행시키며 서로의 아픔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여정 속에서 두 사람은 상처 위에 쌓였던 오해와 감정을 서서히 걷어내고, 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해 나간다. 한편, 빼앗긴 신부를 뒤쫓던 어흥은 생애 처음으로 가족이 정해준 틀을 벗어나 자신의 선택을 위해 움직이면서 진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그렇게 세 사람은 이 특별한 여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자.
1. 친부를 찾아 떠났지만, 결국 마음으로 돌아온 해조
해조(본명 채승혁)는 정자 바뀜 사고로 인해 생물학적 아버지와 다른 사람에게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무너진다. 어머니는 충격 끝에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그를 멀리한다. 가정은 붕괴됐고, 그는 채승혁에서 해조로 이름을 바꾼 순간부터, 인생을 가볍게 살기로 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어떤 감정에도 머물지 않으며, 정착 없이 프랑크톤처럼 떠도는 삶을 살다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마지막 생을 자신의 뿌리를 찾는 데 바치기로 결심한다. 유전자 기증 리스트 속 후보들을 찾아가며 친부를 추적하는 여정. 그러나 모두 친부가 아님이 밝혀지고, 그는 마지막에 결국 처음부터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를 다시 찾아간다. 그토록 원망했던 아버지는 사실, 늘 해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널 멀리한 건, 널 미워해서가 아니야. 감당할 수가 없어서 그랬다.” 그 한마디는 해조의 오래된 상처를 풀어낸다. 해조는 깨닫는다. "유전자가 가족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용서와 시간이 가족을 만든다."라는 것을
2. 뿌리 없는 삶 속에서 사랑과 존재를 찾은 재미
재미는 조기 폐경이라는 현실 앞에서 결혼을 결심하지만, 자신의 상처를 숨긴 채 어흥과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그런 그녀 앞에 옛 연인 해조가 나타나고, 원치 않은 동행이 시작된다. 처음엔 반감뿐이었지만, 함께한 여정 속에서 해조는 재미를 위해 그녀의 ‘진짜 가족’을 찾아주려 한다. 보육원 출신으로 늘 생모의 존재를 그리워했던 재미는 마침내 엄마와 마주하게 된다. “버린 게 아니야. 널 살릴 수 있는 길이, 그때는 그것뿐이었어.” 그 말은 재미의 마음속 깊은 구멍을 채워주었고,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다시 심어주었다.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고 나서야 현재의 자신을 마주한 재미는 아이를 낳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해조와의 사랑은 다시 시작되지만, 그 끝은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이번엔 이별조차 그녀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뿌리도, 상처도, 사랑도 스스로 껴안을 수 있게 되었다.
3. 선택받은 삶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 어흥
어흥은 풍영 어씨 가문의 종손으로, 언제나 부모의 뜻과 가문의 기대에 따르며 살아왔다. 재미와의 결혼도 그런 '역할'의 일부였지만, 그녀가 떠나자 처음으로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재미를 찾아 나서는 추격 속에서 그는 해조를 만나고,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마주하게 된다. “널 다시 데리러 온 건, 널 되찾기 위해서가 아니야. 네가 날 선택하지 않아도, 나는 너를 존중하고 싶었어.” 어흥은 처음으로 누군가의 아들이나 종손이 아니라, 한 사람의 ‘어흥’으로 살아갈 결심을 한다. 자신이 원한 길을 택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
4.결론
'Mr 플라크톤'의 마지막에서 세 사람의 여정은 말한다.
“삶의 의미는 정답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에 있다.”
그리고 해조는 마지막 순간,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인다.
“내 인생도 나름 괜찮았고, 아주 재미가 있었다.”
이 한 마디는 그가 마침내 자기 인생을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이야기 구성에 좀 산만하고 억지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생을 행복하게 마감할 수 있는 엔딩으로 마감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가문의 무게가 아닌, 자신의 신념으로 살아갈 줄 알게 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이기 이전에, '나'로서 존재한다. 진짜 가족이란 혈연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과 이해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상처는 가릴 대상이 아니라, 마주하고 껴안을 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